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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만나러 갑니다 ..





지우와의 만남을 준비한지 10달이 되었다.

기대하고 소망하는 마음으로 기다려온 그 시간이 지금은 너무나도 짧게 느껴진다.

결혼을 한 것도 아직 낯선데 벌써 아빠가 된다니...

머랄까 .. 여전히 모든게 어색하기도 하다.

그러나 사랑하는 딸이 생긴다는 사실..

그 사실 하나 만으로도 나는 너무 행복하다 ..






수많은 아이들이 오늘도 세상에 태어났으리라..

그 각자의 아이들이 모두 누군가에게 의미있는 존재이듯이

내게 의미있는 한 아이가 세상에 나왔다..






열달의 시간

그리고 출산의 고통...

모든 순간들에서 어머니의 위대함을 알 수 있었다.






양수가 터진지도 모르고

12시간을 흘려보내고서야 겨우 병원에 갔다...

의사선생님의 수술 권유 ...

우리가 생각했던 출산과는 너무나도 다른 양상으로 상황이 전개되어간다...

당황스러운 순간 ..

많은 분들의 사랑어린 조언이 있었지만

무엇보다도 인경이의 의지로 자연분만을 시도하기로 했다..






137 이란 숫자는 태중의 아가의 심박수이다.

정상수치가 120 ~ 160 이다..

아래의 33 이란 숫자는 산모가 느끼는 진통의 정도이다..

저렇게 위로 산이 솟는 그래프가 나오면

그게 진통의 순간이다...

엄청 좋은 기계인 것 같지만...

이 기계를 배에 달아놓기 때문에 산모는 꿈쩍도 못하고 있어야만 한다..

그래서 진통시 마음편히 자세도 바꾸지 못한다 ..





 
진통이 없는 잠깐의 쉼..






양수는 터졌으나 자궁문은 열리지 않았기에

촉진제를 맞을 수 밖에 없었다..

게다가 다른 이들 보다 진통이 찾아오는 시간도 너무 더디기만 했다..

그렇게 오랜 시간 출산의 고통을 겪어야만 했다..






2009년 10월 27일 오전 9시 54분

지우가 세상에 나왔다.

지우가 태어나자마자 바로 사진을 찍으려고 준비를 했다..

그런데 양수가 터진지 36시간이 지났다고 ..

감염의 염려가 있다고 ..

바로 소아과 의사선생님이 지우를 대리고 가버렸다..

그래서 내게는 너무나도 역사적인 지우 탄생의 그 장면은 담을 수가 없었다 ㅠㅠ

그렇게 신생아실로 간 지우를 난 유리 너머로 겨우 담을 수 있었다.






운이 좋은 것일까 ..

내가 올라갈 때 마다 지우는 눈을 뜨고 나를 맞아 주었다...

아빠 생각을 하고 있는 걸까 ??






병원에서 퇴원 후 산후조리를 위해 인경이의 집인 철원에 왔다.

드디어 초보 부모의 육아가 시작되는 순간이다..

지우는 모든 것을

울음으로 말한다..

신기하게도 이게 다 같은 울음이 아니더라..

밥먹고 싶다, 귀저기 갈아달라, 나랑 놀아달라의 울음이 미묘하게 다르다 ^^






목욕의 순간은 지우에겐 어떨까 궁금했는데..

시원하긴 시원한가 보다..

옷을 벗고 추워서 울기는 하지만..

씻어줄 때 묘한 미소를 많이 짓더라... 꺄아 하고 ..






"캬 ~~ 이 맛에 목욕하지"란 표정 ..






배꼽 소독 ..

그놈의 감염의 위험성 때문에 실은 탯줄도 내가 못 짤랐다..

그런데 인경이도 못내 아쉬웠나보다...

그렇게 진통을 겪었으면서도 내게 이런 농담을 건낸다..

"우리 남편 탯줄 한번은 잘라봐야 할텐데...

아무래도 그래서라도 둘째 가져야겠네 .. "

그냥.. 눈물이 좀 나더라 ...






세상에 나오기 까지 참 많은 분의 도움과 격려와 사랑이 있었음을 깨닫는다..

지우도 아는가보다...






지우가 그려갈 인생의 지도가 벌써부터 궁금하다...

지우에게 늘 장난삼아 이런 말을 한다..

"지우야 너는 우리같은 엄마, 아빠 만나서 행복한줄알아"

진짜 그런 부모가 되고 싶다...

올바른 길을 걷게 끔, 그리고 스스로 그 길을 걸어갈 수 있게 끔 인도해주는 그런 부모..






먹고, 자고, 싸고

쓰리고의 삶을 사느라 피곤한 지우






그래도 또 먹는다 .. !!!

아직 인경이가 젖이 잘 돌지 않아서

모유수유 트레이닝 젖병으로 냠냠식사를 하는 중이다..






지우와 함께 보낼 앞으로의 시간이 벌써 기대된다..

지우야

사랑한다.. ^^